올해는 어찌어찌하다가 오이지를 담그지 않고 지나갔다.'
근데 멀리 강원도 홍천에 사신다는 사둔 어른께서 오이지를 담갔다고 친정올
케 편에 보내셨다.
해마다 잊지않고 그걸 또 꼬박꼬박 보내오는 손아래 올케가 고맙기도 하다.
이상하게도 찬바람이 나기 시작하면 오이지 맛도 들하다. 또 허연게 자꾸 끼
다가 맛도 변질되니 참 오이지의 맛은 한여름이 제철일 것이다.
깨끗이 씻은 오이지에 뜨거운 소금물을 부어서 만드는 오이지는 한여름의 땡
볕을 잊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. 물오이지를 만들어 따뜻한 밥에 국물까지
함께 떠먹으면 오이의 아삭함과 쌉싸레한 짠맛, 쿰쿰한 국물의 한 술이 잃어
버렸던 여름날의 입맛을 되찾게 해준다.
오이지는 물에 깨끗이 씻어 총총 썰어서, 먹을 수 있는 찬물에 자작할 정도
로 담가 놓는다.
오이지의 간이 어느 정도 국물에 빠져서 건져 먹어도 짜지 않을 때 쪽파와 청
양고추를 썰어 물에 섞는다.
먹기 전에 통깨를 뿌린다.
|